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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영화 탐방

[책 탐방]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by 디하비DiHobby 202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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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스파이 필요 없으신가?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 中, CIA건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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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미국의 중앙정보국)의 재스퍼 메이슨은 너무나도 뜻밖의 구직 요청에 입을 쩍 벌리고 말았다.

그도 그럴 것이, 어느 누가 중앙정보국에 직접 찾아와 난데없이 스파이를 하고 싶다고 하겠는가?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과 뜻밖의 여정을 떠나보자.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부인, 도로시 길먼 저, 송섬역 역,

북로드 출판, 이미지 출처 리디북스

 

이번에 탐방할 주인공은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부인으로 장르 상 "코지 미스터리"에 속하는 영미소설이다.

 

 

코지 미스터리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ko.wikipedia.org

 

여기서"코지 미스터리"란 범죄·추리·미스터리물의 하위 장르로, 전문 형사나 탐정이 아닌 아마추어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며, 성과 폭력이 중심이 되는 하드보일드 범죄물에 비해 가볍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하드보일드 범죄물을 읽었을 때 수반되는 폭력성에 질려버렸다면 한번 읽어 보는 것을 추천한다.

 


01 간단한 줄거리 (앞부분 줄거리 약스포 주의!)

아담한 체구에, 눈은 새파랗고, 머리카락은 거의 하얗게 센 폴리팩스 부인은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다. 나이에 비해 신체적으로도 건강하고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자주하며,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위해 분별있게 살려고 평생 노력해왔던 그녀는 문득 자신이 '더 이상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이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이 아닌, '뜻밖의 존재'가 될 수 없을까 생각하던 그녀는 어릴 적 그녀의 꿈이었던 스파이가 되고자 무작정 CIA를 찾아 나선다.

 

한편, CIA의 카스테어스는 비밀 작전을 수행하던 요원에게 중요한 증거를 넘겨받을 관광객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아주 유별난 유형의 관광객'이 필요했다. 아무도 모르는 미지의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카스테어스가 보기에 폴리팩스 부인은 이 임무에 완벽하게 딱 맞는 사람이었다.

 

폴리팩스 부인에게 주어진 임무는

'본명을 사용하면서 미국인 관광객 행세를 하다가 특정 날짜에 멕시코 시티의 특정장소를 방문하는 것'이었다.

 

폴리팩스 부인은 완벽하게 관광객 역할을 수행했지만, 이내 접선지(특정장소)에 대한 궁금증을 떨쳐버릴 수 없었고, 접선 날짜가 되기 전에도 일 주 내내 접선지 근처를 머물게 된다. 그녀는 결국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접선 날짜 전에 접선지로 들어가 그곳에 있던 사람과 반 시간 가량을 이야기해버렸고 (임무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스파이답지 못했던 자신을 뉘우쳤지만, 별일 없이 지나갈 수 있었다.

 

드디어 비밀 임무를 수행하기로 한 날, 폴리팩스부인은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며칠 전 접선지에 갔을 때 있던

사람과 다른 사람이 와 있던 것이었다.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꼇지만 폴리팩스부인은 접선 암호를 말했고, 그는 기다리는 물건을 가져올 테니 차를 마시면서 잠깐 기다리라고 한뒤 사라졌다.

 

차를 마시면서 그를 기다리던 중 폴리팩스부인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폴리팩스 부인은 머릿속이 몽롱하고,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차 안에 뭔가 들어 있다 속으로 외침과 동시에 부인은 의식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평범하게 살아가던 어느날 무작정 스파이가 되고자 CIA에 찾아가 비밀 임무를 수행하게 된 폴리팩스 부인.

그녀에게 주어진 비밀 임무는 매우 간단했으나 뭔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제대로 훈련받지 않은, 평생을 평범하게 살아온 그녀가 제대로 임무를 완수 할 수 있을 것인가?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부인"에서 지금까지 접해본 적 없는 좌충우돌 스파이 작전을 확인해보자

 


02 감상평

폴리팩스 부인의 스파이 활동은 지금까지 접해본 스파이 활동과는 너무 달랐다. 자신의 임무만을 위해 헌신하고 냉철한 이성만을 앞세운 스파이와는 다르게 폴리팩스 부인은 그녀 주위의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졌고, 모든 사람들, 심지어 자신을 죽일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도 동정심을 느꼈다. 이러한 그녀의 매력에 같이 붙잡힌 사람이나 적들도 흠뻑 빠져버렸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계속해서 닥쳐오는 시련을 헤쳐나갔다.

 

뿐만 아니라, 폴리팩스 부인은 오랜 세월 살아온 그녀만의 여유 및 따뜻한 마음씨를 보여주었다. 특히, 인질로 잡힌 상황에서도 "하지만 어쨋든 내가 하고싶다던 모험을 지금 하고 있잖아?"라며 지금 겪는 일들을 하나의 모험처럼 받아들였고, 같이 잡혀온 사람에 대해 "이 남자의 인생은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 생각할수록 안타까웠다" 등 급박한 상황 임에도 다른 사람을 가여워하고 안타까워했다.

 

이런 그녀의 특이성은 작중 평면적인 인물 혹은 단순한 비밀 임무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폴리팩스부인은 자신이 만나는 모든 인물들과 소통하려 했고, 결국 그녀를 둘러싼 평면적인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이 단순할 것 같았던 비밀 임무 이야기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전개되고 마치 내 자신이 이야기에 들어가 그녀와 같이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추가적으로, 이 책의 발행되었을 때의 시대적 배경 및 작가가 처한 상황을 확인하면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관을 살짝 엿 볼 수 있다. 도로시 길먼은 1923년 미국 뉴저지 주 뉴브런즈윅에서 태어났고, 폴리팩스 부인의 첫번째 시리즈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은 1966년 처음 발행되었다. 당시의 미국, 러시아와 중국 공산당의 관계는 폴리팩스 부인이 비밀임무를 수행할 때 처한 상황과도 유사하다. 그 외에도, 도로시 길먼은 폴리팩스 부인과 같이 남편과 이혼하고 (폴리팩스 부인은 남편과 사별했지만)고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식료품점에서 일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고, 자신도 당당하고 쓸모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를 구상했다고 한다. 따라서 폴리팩스 부인은 비록 가상 속의 인물이나, 도로시 길먼 본인 및 본인의 소망을 담은 인물이고, 그렇기 때문에 폴리팩스 부인이 실제 인물처럼 느껴지는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03 마치며..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 쯤 비밀요원이 되는 꿈을 꿔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필자는 어릴 적 "매트릭스"를 보며 선글라스를 쓰고 웬만해선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무전기를 이용해 동료 요원들과 비밀 작전을 펼치는 나를 상상했다.

 

왼쪽부터 매트릭스2-리로디드, 2003.05.23 개봉,

릴리&라나 워쇼스키 작, 출처 네이버 영화

맨프롬UNCLE, 2015.10.28 개봉, 가이 리치 작, 출처 네이버 영화

 

어른이 되어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지금, 나역시 종종 '지금의 나'가 아닌 다른, 뜻밖의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뜻밖의 존재가 되면 어땟을까 생각할 때가 있다. 폴리팩스 부인과 여정을 같이 하며 나도 잠시나마 뜻밖의 존재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폴리팩스 부인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현재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부인"을 포함해 "폴리팩스부인 미션 이스탄불", "폴리팩스부인과 여덟개의 여권", "폴리팩스부인과 꼬마스파이"는 한국어로 된 책을 구할 수 있다

(다만 그 이후의 책들은 아직 정식으로 번역되지 않았으니 원서를 읽어야 한다).

 

폴리팩스 부인과 함께 떠난 뜻밖의 여정들은 대단히 즐거웠고, 마지막까지 끝내고 싶지 않았다.

책 탐방을 통해 다시 지난 여정을 돌아보는 지금, 여전히 나는 뜻밖의 여정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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